블랙, 블랙, 블랙, 그레이... 내 옷장은 어두컴컴하다. 항상 무난한 걸 선택하는 재미없는 내 성격이 옷장을 검게 물들였다. 가끔 통통 튀는 색도 사고 싶었지만 "금방 질리겠지..."라며 포기하기 일쑤였다. 한 살 더 먹기 전에 이 지랄 맞게 고집스럽고 재미없는 성격에 소소한 반항을 하고 싶었다. 그래서 과감하게 빨간색 가방을 샀다. 긴장됐다. 다음날 택배가 도착했고 박스를 뜯는데 식은 땀이 날 것만 같았다. 그리고 그날따라 더 어둡게 보이던 내 모습에 빨간색 가방을 살포시 얹었다. 만족하면서 후회했다. 이제껏 튀는 가방이나 옷을 사지 않았던 내가 후회스러웠다. 거무칙칙한 내 옷들은 빨간 가방으로 다시금 태어난 것 같았다. (급마무리) 이건 단순히 구매가 아니라 내겐 도전이고 용기였다. 디자인도 품질도 색상도 모두 만족합니다. 좋은 가방 정말 감사합니다.